얼마나 주변을 서성거렸는지 모르겠다. 이대로 집에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혼자서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그 자리를 계속 맴돌 뿐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미 손에서 떠난 화살은 그저 기세 좋게 날아갈 뿐이다. 과녁에 잘 맞기를 기도하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조준은 잘 한 것이었을까, 바람이나 습기같은 방해하는 것들은 없었을까. 조금은 성급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생각이 많은 편이었는데도, 충분히 생각하고 결정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지금이 아니면 안될거라고 생각했고, 놓치면 평생 후회할 것이라는 생각이 더 컸다. 막상 끝나고 난 뒤에 생각해보니, 심사숙고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가 든다.
그 자리에서 몇 개째의 담배를 피웠는지도 모르겠다. 여기 계속 서 있어도 바뀌는 것은 없다. 없을 것이다. 그건 당연한 것이지만, 그래도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담배를 피우는 것 뿐이다.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는다. 그저 연기만 그렇게 마시는데,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 초조한 마음이 도저히 진정되지 않을 것 같았다. 물론 아까처럼 미칠듯 두근거리진 않지만, 조금 더 답답해진것 같다. 허리 위로 내 몸이 붕 떠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아까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여기 서 있어도 바뀌는 것은 없다는 것. 그저 결과를 기다릴 뿐… 그렇게 겨우 내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서는 내키진 않았지만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돌아간다.
다만, 돌아가기 전에 여기를 꼭 사진으로 담고 싶었다. 어쩌면 다시 오지 못할지도 모르는 이 곳. 많은 생각을 했었던, 그리고 멀어져가던 뒷모습을 우두커니 바라보던 이 곳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