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7, 2013

그림이 주는 기쁨

walking

동생이 언젠가 외국에서 그림을 샀다고 했다. 해외배송이라고, 그림을 산 곳이 어떤 유명한 작품을 똑같이 모방해서 그리는 곳이라고 했었다. 그 그림은 자기 여자친구를 선물해줄거라고 했었는데, 그떄 든 생각은, 음… 그게 그림을 스캔해서 출력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나? 손으로 그려야만 나타낼 수 있는 어떤 표현 방식이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냥 막연히 유화라면 붓터치라고 하나? 뭐 그런 물감의 질감이라거나 하는 것도 살려서 그리는건가. 하고 그냥 간단히 넘겼던 것 같다.

그러다가 오늘 그 문제의 그림을 볼 기회가 있어서 보았더니 정말 대단했다. 무슨 절대미의 해일이 몰려오거나 머리속이 새하얗게 되고 이런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느낌이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캔버스 위에 거칠게 펼쳐진 물감이라거나, 강렬한 원색이 어지러우면서도 부드럽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또 오늘 처음 알았다. 꼭 그림을 보는 것으로만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손으로 가로수를 만지고, 또 노란, 붉은, 하얀 빛을 만지면서 감상했다.

확실히 미술작품이 비싼 값으로 팔리고, 많은 사람들이 수집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뭔가 출처를 알 수 없는 이런 그림을,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나도 보면서 기쁨을 느끼는데 말이다. 뭔가 미술을 아는 사람들은 같은 그림을 보더라도 뭔가 나와는 다른 느낌을 얻지 않을까?

나도 그림을 하나 사서 걸어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