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퇴사를 했다.
퇴사를 결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결심하는 순간 그대로 이행할 수 있었다. 단지 결심을 만들기 위한 고민이 오래 걸렸다. 정말 오래 걸렸던 것 같다. 돈이나 그런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사직서를 받아들인 대표님이 재협상 제의를 주었지만, 오랜 시간 고민 후 결정한 문제라 말씀드리며 정중히 거절했다.
사실은 이번 퇴사 반년 전 쯤에도 이직 제의가 왔었다. 그 때는 별로 이직하고 싶지 않았다. 솔깃하긴 했지만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정중히 제의를 거절했다. 그렇게 하고 나니 없었던 업무에 대한 의욕, 그리고 애사심이 생겼다. 그렇게 열심히 집중하며 새로운 기능을 구상하고 설계했지만, 그 후 여러 사건으로 인해 생긴 실망감, 그리고 서로 다르게 책정되는 이슈의 중요도, 그래서 진행보다는 현상 유지에 급급했던 것에 점점 그런 것들이 사라지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결정적인 것은 사람들에게 실망했다는 것. 다른 것은 어떻게 신경쓰지 않고 지낼 수 있었지만 사람에게 실망한 것이 제일 큰 문제였다. 의욕이 생기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될 거면 그 때의 이직 제의를 거절하지 말 걸 그랬나 하는 후회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남겨둔 친했던 사람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런 중에도 유독 내게 잘 해 주었던 사람들이, 그 사람들이 나를 마지막까지 즐거운 회사에 다닐 수 있도록 해 주었던 것 같다.
어쨌든 이번 직장생활은 당초 예상했던 것의 절반 정도밖에 다니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얻은 것들이 많다. 실력적으로 굉장히 일취월장했다고 생각하고 특히 go와 프로그래밍 전반에 대해 많은 것을 얻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나의 단점에 대해서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었는데, 어쨌든 굉장히 짧은 기간에 나는 이 회사에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런 점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