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날씨가 그렇게 춥지 않고 오히려 낮에는 더우니까, 딱 낮 쯤에 회사에서 일하다가 산책을 하면 정말 재미있는 것 같다. 그 중에서 회사 근처 조용한 주택가를 도는 것이 참 좋다. 어디서부터인지 알 수 없는 경계 같은 것이 있어서, 경계 저쪽으로는 회사원들이나 바쁘고 씨끄러운 사람들, 너무 많아 복잡한 차들이 가득하지만 이쪽은 거짓말처럼 아무것도 없는 한가하고 평화로운 모습을 지니는 것이다. 이 길을 약간은 느리게 돌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아니면 회사 동료와 같이 걷기도 하고, 그러다 근처 편의점 앞에 앉아 담배를 하나 피우고 나서 돌아가면 대충 20분 정도 걸린다. 그 20분은 회사에 있는 중에서 내가 가장 편안하게 쉬는 시간인 것 같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이제는 컴퓨터로 노는 것도 왠지 일하는 것 같아 이런 쪽으로 휴식을 취하도록 어떤, 내 안의 스위치 같은 것이 바뀐 것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