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14, 2017

회사 이야기

회사 서비스가 곧 오픈한다고 분주하다. 처음 이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는, 여기에서 내가 문 할 일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약간 붕 뜨는 시간을 가진 뒤에는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일을 하게 된 것 같아서 나름대로 나쁘지는 않다.

할 일이 많다. 굳이 찾아서 만들지 않더라도 쌓인 것들이 전부 일이라 시간이 모자르다. 어떻게 서비스가 돌고 있었는지 신기할 정도로 인력과 준비 상태가 부실하다. 시간이 조금 더 있다면 현재 하는 일을 전부 중단하고 당장에 시급한 일들을 먼저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일주일동안 작성한 프록시 서버를 테스트 환경에 올려보았다. 프록시 서버는, 유저의 요청을 받아 올바른 호스트로 전달하는 역할을 함과 동시에, 여기 텀블러와 같이 커스텀 도메인을 사용할 수 있는 엔드포인트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막상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어떻게 구현하였다 하는 표준이 딱히 없어보였다. 또 DNS서버 레코드 목록을 봐도 이 상황에 맞는 레코드 타입도 없어 보였다. 그래서 결국, 프록시 서버를 만들면서 여기에서 원하는 대로 작동하도록 코드를 추가했는데, 테스트 결과 생각대로 잘 동작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문제라면, 이게 이제서야 만들어졌다는 것이 문제일 것이다. 이것 말고도 여러 호스트의 클러스터링과 스케일 인/아웃을 구현해야 하는 이슈가 남았고, 기본적인 매니지먼트 툴을 작성하는 이슈가 있으며, 이 외에도 어마어마한 양의 이슈가 있다. 시간은 너무나 부족하다.

전 회사가 생각난다. 거기도 야근이 너무나 심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서비스 오픈 후 어느정더 시간이 지나자 많이 줄어들긴 했으나 그래도 많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회사는 전보다 더 심하다. 여긴 문화 자체가 일찍 가는 것이 없어서 조금 놀랐었는데, 어느새 나도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 씁쓸하다. 서비스가 오픈되면 야근이 많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는데, 대표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면 절대 그럴 일은 없어 보인다. 다들 자기 생활은 없는 것일까. 그래도 직원들은 나름대로 이야기해 보면 즐겁게 일하고 있는 것 같고 분위기도 생각보다 좋아 나쁘지 않다.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의아하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집에 들어가서 피아노 연습 좀 하다가 자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평소에는 치지도 않고 실력도 0인데, 매일 늦게 끝나니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진다. 점점 지쳐서 그런것일까?

내일도 출근해야 한다. 프록시 부분 심회테스트를 조금 진행해 보고 미흡한 코드도 수정한 다음 패치를 진행해야 한다. 부디 별 일 없기를 하며 생각해 본다.